대지가 위치한 세곡동은 강남구에 속해있지만 아담한 크기와 목가적인 풍경으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총 다섯 가구가 살게 될 사업부지는 서측에 위치한 6m 도로를 따라 남북방향으로 약 1.9m의 경사를 가지고 있는 땅이다. 건축주와 임대가구가 거주할 공간을 수직으로 분리하고, 임대가구들을 보다 입체적으로 배치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큰 틀을 잡았다.
5개의 가구는 개별적인 외부공간을 통해서 독립적으로 진입이 이루어진다. 세부 평면계획은 각 공간이 주어진 면적에서 최적의 활용성을 가질 수 있는 비례를 찾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동선의 흐름에서 시선이 멈추는 곳, 주요공간이 마주하는 곳에서는 조경, 정원, 작은 야산으로 열린 뷰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개인마당, 테라스, 선큰정원, 다락 등의 특화 공간을 두어 주거 생활에 서로 다른 색채의 풍부함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건축주의 공간은 개방감을 중요시하고, 소모임을 즐기는 그들에 라이프스타일에 부합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거실은 7.2미터의 대형 파노라믹 창문이 정원으로 열린 개방감을 제공한다. 지하주차장에서 주방을 거쳐 루프탑까지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는 각종 모임시 외부인의 동선을 일상생활과 분리시키는 동시에 주방에서 루프탑까지 필요한 지원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전체적인 건축물의 윤곽선은 중정의 삽입에 따라 일차적으로 분절된다. 이러한 매스의 변화는 다섯 개의 박공지붕을 만나면서 독립된 집이 모인 마을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박공은 네 개의 내부공간, 한 개의 외부공간을 만들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외부 마감재료로는 두 종류의 화강석과 천연목재루버를 사용하였다. 마천석의 차분한 톤이 고급스러운 느낌의 베이스를 형성한다면, 밝은 구리록은 마천석과 대비를 이루며, 매스의 변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페 루버는 강한 형태의 건축물에 목재 특유의 질감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포인트를 제공한다.